Letter to th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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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A Research 2021; 1(1): 98-102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https://doi.org/10.52937/hira.21.1.1.98

©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보건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할수록 다져야 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본연의 역할에 대하여

김대업

대한약사회

Received: April 30, 2021; Revised: May 14, 2021; Accepted: May 15, 2021

The Role of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in Health Care Environment with Rapid Changes

Daeup-Kim

The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
Daeup-Kim
The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194 Hyoryeong-ro, Seocho-gu, Seoul 06708, Korea
Tel: +82-2-3415-7600
Fax: +82-2-585-7630
E-mail: kdu6841@hanmail.net

Received: April 30, 2021; Revised: May 14, 2021; Accepted: May 15,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In the era of big data platforms,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HIRA), which has strengths in this field, is expected to increase its role naturally. At these times, it is important for HIRA to focus more on performing its unique role than on identifying opportunities for new growth engines. HIRA should strive to improve the user-centricity of the information provided by HIRA. In addition, along with the work related to health insurance and benefits, HIRA should play an active role in supporting government healthcare policies. It is needed to improve flexibly drug benefit standards to reflect the latest trends in drug development and changes in disease patterns. And the HIRA should strengthen support for health care providers to make their claims accurate. To this end, if HIRA expands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with the private sector based on trust and openness, it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medical care in Korea.

Keywords: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User centricity, Activeness, Flexibility, Oppenness

그간 보건의료 관련 학술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외 의료정책 현황과 발전방향을 다방면으로 다뤄온 ‘HIRA 정책동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사평가원)의 업무 성과와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창이었다. 이제 더 큰 세상을 품기 위해 ‘HIRA Research’ 학술지로 발전하게 된 것을 축하하며 근거 기반 소통을 확대하는 학술지로 발전하여 이름을 더 널리 알리고 학술 교류에 공헌하기를 기원한다.

심사평가원은 국민들의 질 높은 의료이용을 돕기 위해 적정 진료, 적정 사용을 위한 심사·평가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민 건의와 의견수렴을 위한 노력을 지속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홍보활동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이미지를 가장 잘 형성해온 공공기관이기도 하다[1].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측면이 있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 마스크 대란에는 요양기관 포털을 활용하여 공적 마스크 판매관리 프로그램을 긴급 개발· 보급하고 공공데이터로서 약국 위치정보와 공적 마스크 판매정보를 제공해 민간에서 마스크 앱이나 웹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 보건 위기에 심사평가원의 역할은 크게 빛났다[2]. 당시 유일한 생활 백신이었던 마스크는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고, 수급불안으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민심이 몹시 사나웠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범정부가 벽을 허물고 민간과 합심하여 그간 가보지 않았던 길을 향해 밤낮 가리지 않고 걸음을 재촉한 결과, 약국을 통한 공적 마스크 배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고 현재는 안정적으로 마스크가 유통돼 백신과 함께 감염 확산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의 최전선에는 약국 약사들이있었지만 심사평가원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평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스템 운영관리가 탄탄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준비된 기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한다. 심사평가원이 저력을 선보이며 낭중지추(囊中之錐)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팬데믹을 포함해 보건의료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시간이라는 변수 이외에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더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의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정보의 영향력과 가치는 더욱 높아졌으며, 전 국민 의료이용 정보와 전국의 요양기관 정보 등을 관리하고 있는 심사평가원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보험정책은 국민의 기본권인 건강권을 보장하고, 특히 건강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심사평가원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회를 잡는 것을 우선하기보다 보건의료환경 변화에 본연의 역할을 다지며 중심을 잡아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현장의 시선을 담아 몇 가지 제언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제공 정보의 현장 활용성 제고

임상현장에는 특정 성분 의약품이 다른 제형으로나오는 것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즉 건강보험 급여의약품 목록을 잘 찾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의사, 약사가 꽤 있다. 행위, 약제, 치료재료 등의 급여기준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검색어는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요양기관 업무포털의 심사기준 종합서비스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건강보험 용어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바로 그 점이 심사평가원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연관 키워드, 심사평가원 자료 활용 안내 등을 적극 이용해 용어의 장벽을 낮추고 심사평가원이 생산하는 정보의 현장 활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정보의 벽을 허무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마다 관리하는 정보가 다르다 보니 하나의 의약품에 대해서도 약가정보, 허가정보, 유통정보 등이 제각각 나누어져 있어 각 정보들을 연계해 전체를 보기 어렵고 반쪽짜리 정보가 되기 일쑤이다.

2. 능동적 정책 지원 역할 강화

미국의 인문학자 워런 몬탁의 말을 빌리면 코로나19는 아포칼립스(apocalypse) 사태였다. 감염에 취약한 폐쇄적인 정신과 병동과 요양병원, 빈약한 공공의료 자원, 감염병 위기에 정부 역할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보건의료 관계 법률과 같이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추어내 보여주고 우리 행위양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정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요양기관 현황통계에 최근 몇 년간 매해 300-400개 정도가 늘던 약국 수가 작년에는 812개가 늘었다[3].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처방이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약국 개설 경쟁이 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와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4]. 경기 침체로 근무 약사 일자리가 줄어 개국이 증가한 영향도 있을 수 있겠지만 2020년에 평년보다 약국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에는 터미널, 기차역 등 소재 약국들, 한약사 개설 약국이 마스크 공급을 위해 요양기관 포털에 신규 등록을 한 것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심사평가원의 주요 관리대상이 아니었던 건강보험 청구가 없는 요양기관 다수가 통계에 포함된 결과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심사평가원 요양기관 현황통계에 있는 약국이 우리나라 약국의 거의 전수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공공의료에 지역 보건의료자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 관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작년 연말에는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 등과 같이 코로나19 치료효과에 근거가 부족한 의약품을 의약분업 예외 지역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고 인터넷에 정보가 확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5,6]. 직능 단체에서는 비회원의 경우 정보 부재로 자율지도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지도·감독 역할을 잘해야 하고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사각지대를 점점 줄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전문약 직접 조제가 많아 의약품 오남용이 우려되는 지역 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이처럼 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요양급여 심사평가와 관련된 제반 업무 외에도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협의하여 정책 지원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능동적인 제안도 필요할 것이다.

3. 경직된 급여기준 개선

질병의 양상이 변화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는 급여기준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 약제 급여기준이 진료권을 제한하거나 의약분업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최신 의약품 개발 동향 및 진료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재고하고 급여기준 조정이 필요하다.

일례로 최근 크론병 등 만성질환 자가주사제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급여기준에서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급여를 제한하고 있는 사례와 같은 경우가 상당수 있다[7]. 제한적인 급여를 위해 투약일지 작성 및 모니터링 등 적정 사용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처방의사나 원내 약사위원회 결정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음에도 약제 급여기준을 통해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제한하는 것은 전문가의 역할을 제한하고 진료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과도할 수 있다. 앞으로 증가할 자가관리용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제 등을 급여하는 경우에도 제품의 사용환경이나 사용과정에서의 전문가, 사용자의 역할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 방향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발업체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제품의 경우 현지화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4. 요양기관 지원 역할 강화

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이 올바르게 청구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하며, 청구환경 개선 등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로 인해 개별 요양기관이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상당수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다수의 요양기관에 대한 청구불일치 관련 안내는 행정처분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대로 즉시 개별 요양기관에 안내하기 전에 해석이나 판단에 어떤 부분이 고려될 필요가 있는지 반드시 협회와 사전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잦은 변동으로 현장에 행정부담이 되고 있는 구입약가 사후관리와 관련하여 가중평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심사평가원에서 안내를 한다고 해도 개별 기관에서 예방 조치할 방법이 없다. 정책과 실행 사이의 틈새를 메꾸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장실사의 경우에도 명확한 법적 근거와 합당한 권한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법제도가 원천 불비한 경우에도 현상만을 놓고 기계적이고 수동적으로 권한을 행사한다면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억울한 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장에 무리한 기준은 아닌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검토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

5. 기타

노령 인구 증가 등으로 의약품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고가의 항암제, 희귀의약품 사용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8]. 항생제 내성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9], 처방건당 의약품 품목 수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많다[10]. 이러한 시기에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심사평가원에서 상대적으로 적은수가 일하고 있는 약사들이 심사평가원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기관 발전에 중요하다. 약학대학 실무실습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심사평가원 조직과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또한 약사 채용에 허들이 있다면 살피어 문턱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최대한활용하여 경쟁력 있는 6년제 약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관으로 심사평가원원이 손꼽히는 기관이 되기를 바란다.

김연아 선수가 특기인 스핀 연기를 선보일 때 하나의 스케이트 날로 온몸의 균형을 잡아 중심축 위에서 회전한다. 이처럼 보건의료환경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기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중심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심사평가원은 공공기관 특성상 몸집이 비대해질수록 행정 효율성에 대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 중심성, 능동성, 유연성, 개방성을 견지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민간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1. 기획재정부. 2020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세종: 기획재정부; 2021.
  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마스크 앱 백서.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05.
  3.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 종별 요양기관 현황 통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c2021.
  4. 김용주. 이럴바엔 내가...“직장인 근무약사는 창업을 택했다”. 히트뉴스. 2021 Feb. 13.
  5. 김준석. 검증 안된 ‘코로나 치료제’ 열풍…의약분업예외 약국 ‘사재기 허점’. 경인일보. 2020 Dec. 18.
  6. 김지은. “분업예외 약국, 피라맥스 무차별 판매”…약사회경고. 데일리팜. 2020 Dec. 24.
  7.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제2020-305호(약제) Infliximab 제제(품명: 레미케이드 주 등).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
  8.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효율화 방안.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
  9. 국회 토론회 자료집: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서울: 대한민국 국회; 2019.
  10. 김동숙, 이다희. OECD 통계로 본 한국 의약품 사용 현황. HIRA 정책동향. 2018;12(4):33-44.

Article

Letter to the Editor

HIRA Research 2021; 1(1): 98-102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https://doi.org/10.52937/hira.21.1.1.98

Copyright ©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보건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할수록 다져야 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본연의 역할에 대하여

김대업

대한약사회

Received: April 30, 2021; Revised: May 14, 2021; Accepted: May 15, 2021

The Role of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in Health Care Environment with Rapid Changes

Daeup-Kim

The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Daeup-Kim
The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194 Hyoryeong-ro, Seocho-gu, Seoul 06708, Korea
Tel: +82-2-3415-7600
Fax: +82-2-585-7630
E-mail: kdu6841@hanmail.net

Received: April 30, 2021; Revised: May 14, 2021; Accepted: May 15,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In the era of big data platforms,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HIRA), which has strengths in this field, is expected to increase its role naturally. At these times, it is important for HIRA to focus more on performing its unique role than on identifying opportunities for new growth engines. HIRA should strive to improve the user-centricity of the information provided by HIRA. In addition, along with the work related to health insurance and benefits, HIRA should play an active role in supporting government healthcare policies. It is needed to improve flexibly drug benefit standards to reflect the latest trends in drug development and changes in disease patterns. And the HIRA should strengthen support for health care providers to make their claims accurate. To this end, if HIRA expands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with the private sector based on trust and openness, it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medical care in Korea.

Keywords: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User centricity, Activeness, Flexibility, Oppenness

서 론

그간 보건의료 관련 학술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외 의료정책 현황과 발전방향을 다방면으로 다뤄온 ‘HIRA 정책동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사평가원)의 업무 성과와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창이었다. 이제 더 큰 세상을 품기 위해 ‘HIRA Research’ 학술지로 발전하게 된 것을 축하하며 근거 기반 소통을 확대하는 학술지로 발전하여 이름을 더 널리 알리고 학술 교류에 공헌하기를 기원한다.

심사평가원은 국민들의 질 높은 의료이용을 돕기 위해 적정 진료, 적정 사용을 위한 심사·평가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민 건의와 의견수렴을 위한 노력을 지속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홍보활동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이미지를 가장 잘 형성해온 공공기관이기도 하다[1].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측면이 있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 마스크 대란에는 요양기관 포털을 활용하여 공적 마스크 판매관리 프로그램을 긴급 개발· 보급하고 공공데이터로서 약국 위치정보와 공적 마스크 판매정보를 제공해 민간에서 마스크 앱이나 웹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 보건 위기에 심사평가원의 역할은 크게 빛났다[2]. 당시 유일한 생활 백신이었던 마스크는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고, 수급불안으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민심이 몹시 사나웠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범정부가 벽을 허물고 민간과 합심하여 그간 가보지 않았던 길을 향해 밤낮 가리지 않고 걸음을 재촉한 결과, 약국을 통한 공적 마스크 배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고 현재는 안정적으로 마스크가 유통돼 백신과 함께 감염 확산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의 최전선에는 약국 약사들이있었지만 심사평가원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평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스템 운영관리가 탄탄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준비된 기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한다. 심사평가원이 저력을 선보이며 낭중지추(囊中之錐)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팬데믹을 포함해 보건의료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시간이라는 변수 이외에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더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의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정보의 영향력과 가치는 더욱 높아졌으며, 전 국민 의료이용 정보와 전국의 요양기관 정보 등을 관리하고 있는 심사평가원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보험정책은 국민의 기본권인 건강권을 보장하고, 특히 건강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심사평가원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회를 잡는 것을 우선하기보다 보건의료환경 변화에 본연의 역할을 다지며 중심을 잡아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현장의 시선을 담아 몇 가지 제언을 공유하고자 한다.

본 론

1. 제공 정보의 현장 활용성 제고

임상현장에는 특정 성분 의약품이 다른 제형으로나오는 것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즉 건강보험 급여의약품 목록을 잘 찾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의사, 약사가 꽤 있다. 행위, 약제, 치료재료 등의 급여기준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검색어는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요양기관 업무포털의 심사기준 종합서비스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건강보험 용어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바로 그 점이 심사평가원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연관 키워드, 심사평가원 자료 활용 안내 등을 적극 이용해 용어의 장벽을 낮추고 심사평가원이 생산하는 정보의 현장 활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정보의 벽을 허무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마다 관리하는 정보가 다르다 보니 하나의 의약품에 대해서도 약가정보, 허가정보, 유통정보 등이 제각각 나누어져 있어 각 정보들을 연계해 전체를 보기 어렵고 반쪽짜리 정보가 되기 일쑤이다.

2. 능동적 정책 지원 역할 강화

미국의 인문학자 워런 몬탁의 말을 빌리면 코로나19는 아포칼립스(apocalypse) 사태였다. 감염에 취약한 폐쇄적인 정신과 병동과 요양병원, 빈약한 공공의료 자원, 감염병 위기에 정부 역할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보건의료 관계 법률과 같이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추어내 보여주고 우리 행위양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정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요양기관 현황통계에 최근 몇 년간 매해 300-400개 정도가 늘던 약국 수가 작년에는 812개가 늘었다[3].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처방이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약국 개설 경쟁이 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와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4]. 경기 침체로 근무 약사 일자리가 줄어 개국이 증가한 영향도 있을 수 있겠지만 2020년에 평년보다 약국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에는 터미널, 기차역 등 소재 약국들, 한약사 개설 약국이 마스크 공급을 위해 요양기관 포털에 신규 등록을 한 것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심사평가원의 주요 관리대상이 아니었던 건강보험 청구가 없는 요양기관 다수가 통계에 포함된 결과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심사평가원 요양기관 현황통계에 있는 약국이 우리나라 약국의 거의 전수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공공의료에 지역 보건의료자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 관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작년 연말에는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 등과 같이 코로나19 치료효과에 근거가 부족한 의약품을 의약분업 예외 지역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고 인터넷에 정보가 확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5,6]. 직능 단체에서는 비회원의 경우 정보 부재로 자율지도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지도·감독 역할을 잘해야 하고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사각지대를 점점 줄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전문약 직접 조제가 많아 의약품 오남용이 우려되는 지역 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이처럼 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요양급여 심사평가와 관련된 제반 업무 외에도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협의하여 정책 지원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능동적인 제안도 필요할 것이다.

3. 경직된 급여기준 개선

질병의 양상이 변화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는 급여기준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 약제 급여기준이 진료권을 제한하거나 의약분업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최신 의약품 개발 동향 및 진료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재고하고 급여기준 조정이 필요하다.

일례로 최근 크론병 등 만성질환 자가주사제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급여기준에서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급여를 제한하고 있는 사례와 같은 경우가 상당수 있다[7]. 제한적인 급여를 위해 투약일지 작성 및 모니터링 등 적정 사용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처방의사나 원내 약사위원회 결정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음에도 약제 급여기준을 통해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제한하는 것은 전문가의 역할을 제한하고 진료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과도할 수 있다. 앞으로 증가할 자가관리용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제 등을 급여하는 경우에도 제품의 사용환경이나 사용과정에서의 전문가, 사용자의 역할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 방향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발업체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제품의 경우 현지화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4. 요양기관 지원 역할 강화

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이 올바르게 청구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하며, 청구환경 개선 등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로 인해 개별 요양기관이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상당수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다수의 요양기관에 대한 청구불일치 관련 안내는 행정처분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대로 즉시 개별 요양기관에 안내하기 전에 해석이나 판단에 어떤 부분이 고려될 필요가 있는지 반드시 협회와 사전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잦은 변동으로 현장에 행정부담이 되고 있는 구입약가 사후관리와 관련하여 가중평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심사평가원에서 안내를 한다고 해도 개별 기관에서 예방 조치할 방법이 없다. 정책과 실행 사이의 틈새를 메꾸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장실사의 경우에도 명확한 법적 근거와 합당한 권한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법제도가 원천 불비한 경우에도 현상만을 놓고 기계적이고 수동적으로 권한을 행사한다면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억울한 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장에 무리한 기준은 아닌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검토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

5. 기타

노령 인구 증가 등으로 의약품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고가의 항암제, 희귀의약품 사용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8]. 항생제 내성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9], 처방건당 의약품 품목 수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많다[10]. 이러한 시기에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심사평가원에서 상대적으로 적은수가 일하고 있는 약사들이 심사평가원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기관 발전에 중요하다. 약학대학 실무실습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심사평가원 조직과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또한 약사 채용에 허들이 있다면 살피어 문턱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최대한활용하여 경쟁력 있는 6년제 약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관으로 심사평가원원이 손꼽히는 기관이 되기를 바란다.

결 론

김연아 선수가 특기인 스핀 연기를 선보일 때 하나의 스케이트 날로 온몸의 균형을 잡아 중심축 위에서 회전한다. 이처럼 보건의료환경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기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중심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심사평가원은 공공기관 특성상 몸집이 비대해질수록 행정 효율성에 대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 중심성, 능동성, 유연성, 개방성을 견지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민간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1. 기획재정부. 2020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세종: 기획재정부; 2021.
  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마스크 앱 백서.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05.
  3.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 종별 요양기관 현황 통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c2021.
  4. 김용주. 이럴바엔 내가...“직장인 근무약사는 창업을 택했다”. 히트뉴스. 2021 Feb. 13.
  5. 김준석. 검증 안된 ‘코로나 치료제’ 열풍…의약분업예외 약국 ‘사재기 허점’. 경인일보. 2020 Dec. 18.
  6. 김지은. “분업예외 약국, 피라맥스 무차별 판매”…약사회경고. 데일리팜. 2020 Dec. 24.
  7.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제2020-305호(약제) Infliximab 제제(품명: 레미케이드 주 등).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
  8.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효율화 방안.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
  9. 국회 토론회 자료집: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서울: 대한민국 국회; 2019.
  10. 김동숙, 이다희. OECD 통계로 본 한국 의약품 사용 현황. HIRA 정책동향. 2018;12(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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